조용필 Discography (38)



The Dreams

발매일: 1991년 4월
레이블: 서울음반 (SPDR-256, SRCD-3101)
유형: 정규 (13집)
매체: LP, CD / CD(1997) / CD(2013)

   장르를 불문하고 진보적인 사운드에 관심이 많은 조용필은 13집에 이르러서 그 욕심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는 프로그레시브 록, 모던 록, 팝, 댄스 등 서구의 다양한 장르를 더 세련되게 소화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노하우로는 그것을 이루기 어려웠다. 당시의 녹음 장비, 악기 세팅, 세션맨의 수준, 믹싱·마스터링 같은 후반 작업의 수준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그의 욕심을 채워주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는 외국의 일류 음악인들을 찾아 나섰다. 유명한 건반 연주자이자 프로듀서인 Tom Keane은 그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조용필은 인터뷰에서 Tom Keane과의 작업에 대해 잊을 수 없는 새로운 음악적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위대한 탄생'이라는 위대한 밴드를 이끌었고 노래·연주·레코딩 등에서 누구 못지않은 경험이 있었음에도 외국 뮤지션들의 존재감은 새로운 충격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을 단순히 국내 뮤지션과 해외 뮤지션의 수준 차이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철저하게 서구 음악의 본질을 캐고 싶었던 그의 요구에 적합한 이들이었다는 의미이다. 세션을 맡은 Tom Keane(프로듀서, 키보드), Michael Landau(기타), Neil Stubenhaus(베이스), John Robinson(피아노) 등은 당시 미국에서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이었다. 조용필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오랜 희망이었던 영미 사운드와의 근접 조우를 실현시켰다.

   그 결실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는 음반을 여는 '꿈'에서 여실히 입증된다. 미국적인 사운드와 한국적인 멜로디의 절묘한 조합을 들려주는 이 곡은 1990년대 한국 팝 최고의 걸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웨이브의 성향이 강한 '꿈꾸던 사랑'과 1980년대 팝-록의 전형적 미학을 두루 갖춘 '꿈의 요정'에서 조용필의 멜로디 감각은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세션맨들의 연주가 더해지면서 '지극히 한국적인 미국 음악'이 완성되었다.

   헤비메탈 사운드를 변용한 '아이마미'와 팝 발라드 '기다림' 등을 들어보면 심각하거나 어려운 요소가 최대한 배제되었음에도 음악적인 깊이와 단단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노랫말이 아닌 사운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라틴 리듬을 차용한 '장미꽃 불을 켜요'를 들어보라. 열 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온갖 영욕을 맛본 거장이지만 댄스 음악에 대해 거드름 피우는 고압적인 자세 같은 것은 없다. 거부감이나 편견 없이, 특별한 의미 부여도 없이 신나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진정으로 존경받아야 할 뮤지션이다.

- 『90년대를 빛낸 명반 50』


A1. 꿈
A2. 꿈꾸던 사랑
A3. 기다림
A4. 꿈의 요정
A5. 지울 수 없는 꿈

B1. 아이마미(아름답고 이성적이고 마음씨 착한 미인)
B2. 꿈을 꾸며
B3. 추억이 잠든 거리
B4. 장미꽃 불을 켜요
B5. 어젯밤 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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